성 바실리 성당 @붉은광장, 모스크바

올해로 우리나라와 러시아가 수교를 맺은지 20년이 됐답니다.
이제는 러시아로 여행도 가고, 유럽으로 가는 경유지로 모스크바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 심리적인 거리는 느껴집니다.

그래서 아내의 출장지가 모스크바라고 하니 신기하면서도 조금 걱정이 되더라고요.
영어는 잘 통할지, 혹시 마피아를 만나진 않을지, KGB는 더이상 없는건지... 별별 생각이.

물론 무사히 돌아오긴 했지만서도...ㅎㅎ

오늘은 아내가 출장 중에 무사히 찍어온 사진들을 모아서 사진동냥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 :)
제 기억에 오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예고없이 내용을 수정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음을 미리 양해 구하고요...ㅎ


성 바실리 성당


모스크바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붉은 광장성 바실리 성당입니다.
알록달록 풍선같은 첨탑들이 우후숙준처럼 솟아 있는 모습이죠.
아내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붉은 광장 사진을 제일 많이 찍고 돌아왔더군요, ㅎ

성 바실리 성당을 보고 있으면 테트리스 배경 음악이 귓속에 맴맴 거리네요.
세워진지 500년 가까이 된 성당이라는데 오래 된 건물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개보수를 많이 했나..-.-;;


유일한 바실리 성당 내부 사진입니다. ㅎ
어느 부분을 찍은 건지 잘 알 수는 없지만 내부가 좁고 높고 화려한 느낌은 드네요.
보통 성당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깊고 높은 회랑인데,
바실리 성당의 내부는 좁고 높은 방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바실리성당에서 붉은 광장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이건 구글 어스에서 3D건물표시 상태에서 같은 뷰로 본 모습이고요. 무슨 게임같네요^^
바실리 성당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이 국립역사박물관, 오른쪽이 굼 백화점이고
좌측으로 광장 앞에 나와있는 작은 단이 레닌 묘, 그 뒤가 크렘린 궁전입니다.

그런데 붉은 광장의 바닥은 왜 빨갛지 않고
 검은 벽돌 바닥일까요?

어렸을 땐 붉은 광장이란 단어를 보고 피가 흥건한, 무서운 광장을 연상했는데 말이죠.
이유는 역(誤譯) 때문이라고 하네요.
 

러시아어로 Красная는  빨갛다라는 뜻 이외에 아름답다란 뜻도 있답니다.
즉 붉은 광장은 원래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이름인데 이걸 영어로 번역할 때 Red Square가 되면서 우리말로도 붉은 광장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붉은 광장은 빨갛지 않아도 당연한거고 빨갛지 않아도 붉은 광장인거죠... -.-;


그럼 아름다운 광장의 9시 방향, 레닌의 묘부터 보기 시작할까요?


레닌의 묘입니다. 흠...
어렸을 때 반공책자에 레닌은 거의 빨간 악마로 묘사됐던 것 같은데... 
커다란 빨간 벽돌을 썼네요. 찾아보니 화강암이라는군요.
이 안에 레닌이 정장차림으로 잠들어 있다고 하는데 들어가보진 않았답니다.
사회주의 국가들은 왜 지도자들의 시신을 냉장처리해서 안치하는게 관례가 됐는지 궁금하네요.
러시아, 중국, 베트남, 북한... 모두 그렇지요.

흠.. 궁금합니다. 나중에 언젠가 북한 금수산 기념궁전도 이렇게 관람할 수 있는 날이 올지.

김일성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 @평양 (구글 어스)


관람할 수 있는 날이...아마... 오겠죠?
레닌도 이렇게 한국인이 자신의 묘를 관광지 보러 오듯 찾아오게 될 줄은 몰랐을 테니까요.



붉은광장에서 바실리 성당을 뒤로 하고 12시 방향, 국립역사박물관입니다.
원래는 모스크바 국립 대학의 건물이었다가 박물관으로 용도가 바뀌었다고 하고
여러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고 하는데 내부는 둘러보지 않았다고 하니 이정도로 패스- :)

3시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겠습니다.


거대한 성벽같은 이 건물은 러시아 최대의 백화점인 굼 백화점이라고 합니다.
건물은 지어진지 120년 정도 됐고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네요.
겉모습은 전통 건축물이지만 실내에는 서양 명품 브랜드들이 넘쳐나고 있답니다.


3층으로 되어있고 천장은 유리입니다.
보시다시피 복도식으로 되어 있어서 각 브랜드들의 매장이 룸 형태를 이루고 있네요.
모스크바에는 롯데백화점도 진출해있는데 1년전 모스크바인들의 평가는 굼 백화점만 못했답니다.
롯데백화점의 구조는 우리나라 백화점처럼 트인 공간에 샵들이 널려있는 형태인데
모스크바 사람들에게는 고급스럽지 못하다고 받아들여졌나봅니다.
지금은 또 어떻게 달라졌는지 모르겠네요...

왼쪽이 굼 백화점, 오른쪽에 멀리 보이는 성 바실리 성당


붉은 광장 투어는 마치고 이제 모스크바의 지하철을 이용해 볼까요?


빨간색 M으로 지하철역을 나타내고 있네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공포가 느껴질 정도로 깊게 들어간다고 합니다...ㄷㄷㄷ
모스크바 지하철은 하루 이용객이 900만명 정도로 서울보다 많다네요.
모스크바 인구는 1000만명 정도로 서울과 비슷하니 지하철의 수송 분담률이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모스크바의 지하철은 1930년대에 만들어졌다고 하니 우리나라보다 40년 정도 앞서네요.
평양의 지하철처럼 지하 80미터 깊이에 지어졌으니 플래폼으로 내려가면서 좀 무서울 수 있겠군요...

승리공원역 (깊이 84미터)


좀 흔들리긴 했지만... 무슨 매트릭스 공간처럼 완벽한 기하학적 균형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큰 간판도 안보이고, 가판대도 없고, 자판기도 없고, 게시판도 없고...@.@

좌우의 두꺼운 기둥 바깥으로 지하철 플래폼이 있습니다.



이렇게 지하철이 달리고 있어요.

아르바트스까야역
(지하 41미터)

아내는 여행자가 지하철을 타는건 조금 무리라고 생각한답니다.
일단 표지판들이 영어로도 표시돼 있지 않아서 목적지를 찾가가기가 쉽지 않고
환승역은 각각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예를 들면, 종로3가 1호선, 3호선, 5호선이 각각의 역이름을 갖고 있다는거죠.

서울 지하철 노선도 뺨치는 모스크바 지하철 노선도


이 노선도를 보고도 전혀 두렵지 않다면 당신을 진정한 용자로 임명합니다...@.@


이곳은 모스크바 젊은이들의 거리, 아르바트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로 같은 곳이라네요.
왼편에 마트로시카(인형 안에 작은 인형이 들어가 있는 목각인형)를 닮은 기념품 가게 간판도 보입니다.


모스크바의 낯선 스타벅스 커피. 읽을 수 없는 글씨로 써있네요. @.@
스타벅스 커피는 모스크바에서도 비싼 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맥도널드는 인민의 벗이라네요.
모스크바와 서울은 세계 생활 물가 순위에서 1위를 다투는 수준인데요.
모스크바에서도 외식 한 번 하려면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는군요.
그나마 비교적 맥도널드가 착한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어서 인기가 좋답니다.
모스크바 어디서나 맥도널드를 볼 수 있고,
맥도널드가 있는 곳이라면 300미터 전부터 안내표시판이 있다고 하네요...ㅎ


아르바트 거리에 세워진 이 커플 동상은?
러시아 시인 푸시킨 부부의 동상입니다.
푸시킨 부부의 신혼집도 아르바트에 있고 그 집 앞에 세워진 동상이죠.

푸시킨이 누구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시다고요?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 시작하는 시가 바로 푸시킨의 작품입니다.


또 하나의 동상이 보이네요.
비둘기 떼 사이에 외롭게 앉아있는 이 아저씨는 도스토예프스키이십니다.
국립도서관 앞에 홀로 있는 모습이 왠지 쓸쓸하네요.
아저씨 머리 뒤로 SAMSUNGG자가 보입니다....
러시아에서 주력상품은 TV,모바일, 노트북인가 봅니다.
근데 이 아저씨에 대한 기억이 또 가물가물하시다고요? ^^ 이 분의 대표작은 <죄와 벌> 되겠습니다.


특별한 애정이나 관심이 있지 않는 한 여행지로 쉽게 선택할 것 같지 않은 모스크바이지만,
아내의 출장 덕분에 저도 가보고 싶어지긴 했습니다. :)

아, 하지만 러시아. 역시 좀 무섭긴 합니다.
마지막 에피소드-
아내가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러시아에서 출국심사를 받다가 생긴 일입니다.
출입국 심사 직원이 아내의 여권 사진을 보고 본인인지 의심을 하더랍니다.
그래서 영어로 본인 맞다고 얘기하니까, 딱 한마디. "No English!"
그 상태로 어디다가 전화를 하더니 무덕태고 기다리고 있더랍니다.
어떻게 된거냐고 뭐하는 거냐고 아무리 얘기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No English!"
그리고 약 30분 후, 누군가가 나타나(나름 전문가겠죠?) 사진과 아내의 얼굴을 비교하더니.. "OK"
아무 설명도 없이 그렇게 시간 허비하고 사람 쫄밋쫄밋하게 만들더니 통과시켰답니다... -.-;

모스크바... 여행갈 자신 있으신가요? ^^

[업데이트 Update]
이 글이 다음뷰 베스트에 선정된 덕분에 좋은 블로거분도 만나게 됐네요.
이 분 덕택에 제 글의 잘못되거나 부족한 부분을 바로 잡을 수 있었어요.
차가운 가을님께 감사드려요:)
포스팅으로 모스크바에 대한 관심이 좀 더 생기셨다면, 차가운 가을님의 블로그도 방문해보세요.
모스크바에 대한 더 많은 생생한 사진과 자세한 설명을 만나실 수 있으실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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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이킹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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