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오카현 산(靜岡縣産) 머스크메론(マスクメロン)


분명히 21,000엔이라고 써있습니다.

요즘 엔환율이 1400원 대이니까 거의 30만 원 짜리 메론이란 얘기!


가격 검색을 후딱 해보니까 우리나라 이마트는 메론 한 통에 대략 5천 원 정도에 팔고 있네요.

그렇다면 대략 60배 가격이군요.

이마트 메론 60통 먹을 돈으로 이 시즈오카산 메론 하나를 살 수 있다는 뜻! @.@


이 포스 돋는 메론 사진을 찍은 곳은 도쿄 긴자(東京 銀座)의 센비키야(千疋屋)입니다.


긴자 센비키야 입구


이거 원... 솔직히 겉보기로는 후줄한 느낌이 강합니다.

영어로 깊숙하게 NEW GINZA SEMBIKIYA라고 적어놓기는 했습니다만, 잘 보이지도 않고

초급 일본어만 꾸준히 20년째 구사하는 저로서는 한문을 보고 '긴자센어쩌구야' 정도 해독 가능하겠습니다.


이곳에서 이렇게 비싼 과일들을 팔고 있을 줄이야...@.@



마치 어제 들렀던 과일가게를 또 들르는 듯 무심코 센비키야에 들어서는 아주머니들! @.@

온몸을 대놓고 명품으로 휘감은 아줌마보다 더 깊은 내공과 포스가 느껴집니다...ㄷㄷㄷ



<플라워&머스크메론> 세트가 판매 중입니다. 단돈(?) 12,600엔에...

우리나라 돈으로 18만 원 정도 합니다. 후덜덜...

일본은 5월 13일이 어머니의 날이더라고요.

그래서 상점마다 각종 선물 세트가 자식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더군요. @.@

음, "어머니, 18만 원 짜리 메론이예요. 맛있게 혼자 다 드세요."하고 이 메론을 사다 드리면 어머니 표정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다행히(?) 중산층 자식을 위한 요런 선물 세트도 그 옆에 진열돼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날 사과 & 과일젤리>. 3,700엔. 원화로 52,000원 돈 되겠습니다.

어머니의 표정도, 제 표정도, 제 지갑도 모두 웃는 윈-윈-윈 선물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금세 다시 식겁하게 만드는 체리가 등장하니, 두둥...!

야마나시(山利)현 산 체리가 300g에 25,000엔이랍니다. ㄷㄷㄷ

그렇다면 35만 원이란 얘기인데...

맛도 궁금하고, 누가 사먹는지도 궁금하고, 야마나시가 어딘지도 궁금하고...

원산지에 가면 쫌 싸게 파는지까지도 궁금해집니다...ㅠ.ㅠ


하지만, 센비키야에 들어온 이상!

너무나 맛이 궁금하니 그냥 나갈 수는 없고... 그래서 과감히 하나 집어 들었습니다!



차마 과일은 아니고요...

그 반대편에 있던 젤리를 과감하게..도 아니고 주저주저 하면서 열심히 고르고 골라서 하나를 겟!



하나만 사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이중 포장을 해줍니다.

고색창연한 왼쪽 포장지 속에 얼음봉투와 함께 젤리를 넣어줍니다.

그리고 오른쪽 줄줄이 종이백에 넣어서 정성스럽게 전달~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략 700엔 정도였던 듯... 이 조그마한 젤리가 만 원입니다. ㅎㅎㅎ

고민고민하다가 '계절한정'이란 태그를 보고 결정했습죠.



은?

제가 대장금의 혀를 가지지 못한지라 얼마나 대단히 맛있다고 말을 할 수는 없습니다만,

뭐... 귤이 탱글탱글해요~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센비키야(千疋屋)는 1834년에 창업한 과일가게랍니다.

1937년 도쿄(東京)에서 작가 이상(李箱)이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먹고 싶다고 한 음식!

그냥 메론도 아니고, 바로 이 센비키야에서 파는 메론을 먹고 싶다고 했다죠.

이상이 마지막으로 먹고 싶어했던 과일가게의 메론을 지금도 팔고 있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긴자(銀座) 거리를 지나다가 이 간판이 보인다면 잠시 들려서 구경해보세요.

이상이 마지막으로 맛보고 싶어했던 맛이 도대체 어떤 맛인지 궁금하시지 않나요..ㅎ

여유자금이 있으시다면 그 맛 좀 보시고 알려주시면 좋구요.

병세가 심했던 이상은 아내가 사온 센비키야의 메론을 차마 먹진 못했답니다.

하지만 메론 향만 맡고도 행복해 했다니 과일가게에 풍기는 메론향만 맡고 나오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일본은 특화된 고가의 과일 가게가 종종 있나봐요.

몇 년 전 오사카(大阪)에서도 몇십 만원 짜리 과일을 파는 모습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었거든요.



참 소박한 동네 과일가게처럼 생겼는데... 가격을 보고는 식겁했던 기억이 나네요.

일본은 소박한 듯 무심코 가격 포스를 보여주는 곳이 은근히 있는 듯 합니다. :)


[덧]

7개월 만의 포스팅이군요...ㅠ.ㅠ 감개무량하고, 짧게라도 자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안쓰는 것보단 짧게라도 종종 쓰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블로그를 쉬는 1년 반 사이에 다녀온 방콕, 북유럽, 홋카이도, 홍콩, 도쿄 사진들이 하드에서 발효돼가는 중이예요...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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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이킹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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